브라만교는 힌두교의 뿌리가 되고, 힌두교는 불교와 자이나교의 원천이 된다. 즉, 모든 종교는 다른 종교에 영향을 받으며 탄생되고 소멸되기도 한다. 종교의 기원을 알고자 한다면 원시 종교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브라만교
브라만교의 성전인 '베다'는 난해하고 철학적이었다. 그래서 '베다'를 좀 더 쉽게 풀어쓴 '마누법전'이 편찬되었다. ‘마누법전’은 일상의 생활규범을 담은 성전으로, 이를 통해 브라만교가 일반 대중에게 보급되었다. 인류의 조상 마누가 신의 계시를 정리했다는 ‘마누법전’은 기원전 200년부터 서기 200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제작연도는 불분명하다. 이 시기 인도에서는 불교가 융성하여 브라만교는 신도들을 불교에 빼앗겼다. 그래서 백성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마누법전’을 편찬하여 세력 확대를 노린 것이다. 그들의 계획대로 브라만교 신도는 증가했다. 4세기경 ‘마누법전’이 보급되면서 브라만교는 기존의 의식주의를 버리고 대중들의 생활과 밀착된 대중적인 종교로 변모했다. 그 무렵부터 기존의 명칭 대신 힌두교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힌두교는 브라만교가 발전된 형태이며, 기본적으로는 같은 종교이다. ‘힌두’는 브라만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의 ‘신두(sindhu, 물・큰 강)’에서 온 말로 인더스강을 뜻한다. 신두는 페르시아어로 ‘힌두(Hindu)’, 그리스어로 ‘인도(Indos)’가 된다.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힌두교는 ‘인도교’를 뜻한다.
힌두교
창조신 브라흐마(1700년경의 그림, 보스턴미술관 소장) 힌두교에는 ‘삼신일체론(트리무르티)’의 이념이 있어 본래는 일체인 최고신이 ‘창조(과거), 유지(현재), 파괴(미래)’의 역할에 따라 3대 신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로 나타난다. 브라흐마는 인기가 없고 비슈누신과 시바신이 신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힌두교는 뇌신, 수신, 화신 등 인간 주변의 자연신에 대해 설파한다. 농경 중심의 사회를 형성한 인도인들은 늘 자연과 마주하는데, 힌두교는 인간에게 친숙한 신의 존재를 내세웠다. 『마누법전』은 우주의 근본적 실재인 ‘브라만’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브라만’을 신격화한 브라흐마 신은 우주를 유지하는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 뇌신 인드라, 수신 바르나, 화신 아그니보다 상위에 있는 신이다. 약 14억 명에 달하는 인도 인구 중 힌두교도는 79.8%, 이슬람교도는 14.2%, 기독교도는 2.3%, 시크교도는 1.7%, 불교도는 0.7%, 자이나교도는 0.4%(2011년 국세 조사)로 힌두교도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 참고로 인도는 무교라고 응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무엇이 됐든 누구나 종교를 갖고 있다.
불교와 자이나교
브라만교에 의해 형성된 카스트제도는 지배자가 질서를 유지하는 데 유용한 도구였다. 피지배자 측은 당연히 반발했다. 그 과정에서 브라만교의 신분제와 의식주의에 반대하고 나선 종교가 등장했다. 바로 불교와 자이나교였다. 두 종교는 기원전 5세기에 탄생했다. 순세파 사상가들도 브라만교를 비판했다. 순세파는 종교가 아니라 무신론을 주창하는 사상가들이었다. 순세는 ‘세속에 따른다’라는 뜻으로, 순세파 대표 아지타 케사캄발린은 신과 영혼의 존재를 부정했다. 그는 인간이 죽으면 물질로 돌아가 소멸한다며 종교를 비웃었다. 오늘날은 이러한 무신론이 문제 되지 않지만, 고대에는 신과 영혼을 부정하면 배덕자나 악마로 몰아세우며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브라만교는 순세파가 무신론을 주장하자 불교, 자이나교와 함께 ‘나스티카(이단파)’로 규정하고 배척했다. 즉, 불교와 자이나교를 믿는 자들은 순세파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아니라고 성토한 것이다. 이렇게 고대 인도에서는 브라만교의 강력한 신분제 지배에 대한 반발로 새로운 종교가 탄생했다. 당시 인도는 중동의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와의 교역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거기서 축적한 부로 종교 문화의 발전을 지탱했다. 브라만교는 반대 세력에 둘러싸여 불교에 패권을 빼앗겼지만, 중세 7세기에 힌두교로 복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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