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철학

하느님의 약속, 아브라함의 순종, 유대인의 고난

반응형

히브리성경

 

하느님의 약속은 아브라함의 순종을 이끌기에 충분했으며, 그 약속의 과정으로 유대인의 고난은 시작되었다. 그 고난의 시작이 바로 이스라엘 민족의 노예 생활인 것이다. 지금도 하느님은 우리와 약속하신다. 하지만 그 약속의 결과를 위한 과정은 필연적인 것이다.

하느님의 약속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 아브라함의 자손에서 생겨났다. 모두 유일신 하느님을 믿는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종교이다. 유대인이 쓴 역사책을 보면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각각 유대교의 첫째 딸, 둘째 딸로 표현했다. 이는 유대교가 유일신 종교의 시발점이라는 데서 나온 표현이다. 아브라함은 나이가 들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그러자 아내 사라는 당시의 관습대로 여종 하갈을 소실로 넣어주었다. 이집트 여자 하갈은 임신을 하자 사라를 괄시하기 시작했다. 하갈은 이스마엘을 낳았다. 아브라함의 나이 86세 때였다. 이스마엘은 ‘하느님께서 들으심’이라는 뜻이다. 이스마엘은 아랍인의 조상이 된다. 지금도 아랍인은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받든다. 아브라함의 나이 99세 되던 해에 하느님은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아브라함이 100세 때 하느님의 약속대로 사라에게도 아이가 생겼다. 이삭이 태어난 것이다. 사라는 그동안 자기를 괄시한 하녀 하갈과 그녀의 아들 이스마엘을 내쫓는다. 이스마엘이 오늘날 아랍인의 조상이다. 같은 조상을 모신 형제 민족 간의 악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것이 이스라엘과 아랍 간 투쟁의 시작인 셈이다. 하느님은 이스마엘을 돌보아 큰 민족이 되게 하였다. 아브라함의 종교를 이스마엘을 통해 받은 사람들이 무슬림이고 이삭을 통해 받은 사람들이 유대인이다. 이슬람의 주장에 의하면 알라와 여호와 하느님은 같은 신이다. 이슬람교는 유대인과 기독교도가 아브라함의 종교를 타락시키고 경전으로 내려준 성경을 변질시켰기 때문에 무함마드를 통해 하늘에 있는 경전 원본을 내려 보내 아브라함의 종교를 회복시켰다고 주장한다.

아브라함의 순종

어느 날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하였다. 이에 아브라함이 순종하며 이삭을 데리고 산에 올라가 제단 위에 올려놓고 번제물로 바치려 하자 하느님이 그의 믿음을 보고 중단시켰다. 대신 번제물로 양을 바치도록 하셨다. 하느님의 천사가 큰 소리로 말하였다. “네가 네 아들, 네 외아들마저 서슴지 않고 바쳐 충성을 다하였으니, 나는 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이는 내 말이다. 어김이 없다. 나는 너에게 더욱 복을 주어 네 자손이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처럼 불어나게 하리라. 네 후손은 원수의 성문을 부수고 그 성을 점령할 것이다. 네가 이렇게 내 말을 들었기 때문에 세상 만민들이 네 후손의 덕을 입을 것이다.” 이슬람교에서는 이 이야기의 이삭이 이스마엘로 대체된다. 그 뒤 아브라함의 신앙은 크게 3가지로 나타난다. ‘하느님 이외에 어떤 다른 신도 섬기지 못한다. 하느님과의 계약의 징표로 할례의식을 행한다. 그리고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에 인간을 희생제물로 써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은 그 무렵 가나안에서 사람을 죽여 신에게 제사 지내던 관습에 반대하는 메시지이다. 아브라함시대 주변 다신교에서는 맏아들 또는 흠 없는 정결한 어린아이를 희생제물로 쓰는 ‘인신공희’ 관습이 있었다. 이후 유대교는 살아있는 사람을 제물로 쓰지 않았다. 원시종교 사이에서 비로소 고등종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성전에서 드리는 제사 의식은 창조주 하느님과 피조물 인간의 관계를 죄라는 걸림돌이 없는 상태로 회복시키는 의식이다. 하느님과 인간이 창조 상태의 죄 없는 관계를 회복하려면 먼저 그 관계를 단절시킨 죗값을 치러야 했다. 성경에 의하면, 죄의 삯은 죽음이었다. 하지만 하느님은 죄지은 인간을 살려주기 위한 새로운 법을 주었다. 인간 대신 흠 없는 어린 양, 이른바 속죄양이 죽는 것이다. 이것이 제례의 유래였다. 이것이 신약시대로 넘어오면,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흠 없는 어린 양으로 인류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죽음으로써 우리의 죄가 사해진다. 그래서 기독교인은 의로운 ‘실천’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죄를 대신해 죽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구원받는 것이다.

유대인의 고난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야곱을 낳고 야곱이 요셉을 포함한 12명의 아들을 낳는 동안 어느새 유대인의 4백년 역사가 흘렀다. 그러던 어느 해 가나안에 기근이 들었다. 이집트로 팔려가 꿈 해몽을 잘해 총리대신으로 발탁된 요셉은 아버지와 형제들을 기근이 든 고향에서 풍요로운 이집트로 부른다. 이리하여 야곱은 아들들과 식솔 70명의 장정과 그에 딸린 식구들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이주하여 풍요로운 나일강 유역 ‘곳센’에 정착했다. 그런데 요셉의 사적을 모르는 왕이 이집트의 새 파라오가 되었다. 이 말은 새로운 왕조가 나타났음을 뜻한다. 제18왕조 첫 통치자가 된 아모스는 남아있던 힉소스족과 그들이 불러들인 다른 민족을 노예로 삼았다. 이로써 이집트에서 유대인의 노예생활이 시작되었다. 그 무렵 이집트에 거주하는 유대인 인구가 430년이 흘러 12 부족 2백만 명이 되어 이집트인보다도 많아졌다. 당시로서는 대단히 큰 민족이었다. 이집트인은 자기들보다도 더 커진 유대 민족에 두려움을 느꼈다. 결국 파라오는 유대인의 씨를 말리기 위하여 새로 태어나는 유대인 남자 아기는 모두 강물에 던져버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훗날 유대인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탈출한 모세의 이름은 바로 ‘강물에서 건진 아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한 시기는 기원전 15세기설과 기원전 13세기설로 양분되어 있으나 많은 학자가 대체로 그 연대를 람세스 2세 통치기간인 기원전 13세기로 추정하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