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아스터교 교리의 특징과 종말론을 살펴본다는 것은 그 종교의 뿌리를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아베스타 경전을 통해 조로아스터교의 교리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종교가 그러하듯 조로아스터교의 아베스타는 그들에게 신앙의 근본이 된다.
조로아스터교 교리 특징
첫 번째 조로아스터교 교리의 특징은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이원론이다. 그런데 선과 악의 갈등은 물질세계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이른바 조로아스터교가 말하는 ‘윤리적 이원론’이다. 나중에 이것이 와전되어 이 세상을 대결의 장으로 인식하는 이원론이 나오는데, 바로 ‘우주적 이원론’이다. 조로아스터교의 가르침은 본질상 윤리적 성격을 띤다. 두 번째 조로아스터교 교리의 특징은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적극적 역할이다. 조로아스터교는 이 세상을 중립의 세계로 본다. 따라서 그는 인간의 의지로 이 세상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이유로 조로아스터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악에 대항하여 싸우라고 한다. 이렇듯 인간의 적극적인 행위가 조로아스터교의 가장 특징적 교리이다. 세 번째 조로아스터교 교리의 특징은 메시아가 도래하는 종말론이다. 조로아스터교는 이 세상은 불행히도 악이 지배하기 때문에 필연코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사상을 지녔다. 이 교리에 따르면, 이 세상은 3천 년이 4번 반복되는 1만 2천 년 동안 지속되는데, 지금은 1만 2천 년 중 마지막 3천 년이다.
조로아스터교 종말론
아베스타를 보면 조로아스터가 죽은 뒤 그의 정액이 페르시아의 한 호수 속에 기적적으로 보존되었는데, 천 년 간격으로 세 동정녀가 그곳에서 목욕을 하고 구세주를 잉태하게 된다. 첫 번째 구세주는 ‘아우쉐타르’이고, 두 번째는 ‘아우쉐타르마’이고, 마지막으로 조로아스터 사후 3천 년에 ‘사오샨트’가 최후의 구세주로 오면 세상이 종말을 맞는다. 어느 시점이 되면 아후라 마즈다는 불로써 세상을 심판한다. 이로써 어둠의 세상은 사라지고, 구세주가 재림하며, 죽은 자와 산자가 모두 부활하여 최후의 심판을 받는다. 이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무한한 시간에서 비롯된 유한한 시간은 1만 2천 년이 지난 뒤 다시 무한한 시간과 융합된다. 이는 우주만물은 영원히 순환함을 의미한다. 곧 만물의 윤회설이다. 조로아스터교의 윤회사상이 같은 아리안계인 인도아리안이 만든 브라만교와 불교, 힌두교의 윤회사상과 그 바탕이 같다. 조로아스터교는 구세주의 구원 방법을 알려주고, 종말의 모습 곧 부활과 심판에 대해 알려준다는 데 있다. 세상 끝에 창조주는 불로 심판하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며, 처녀가 잉태한 구세주가 재림하면 선인들은 무덤에서 부활하여 지상천국에서 영생을 누린다. 기독교 신약성경과 조로아스터교는 메시아론과 종말론의 맥락이 같다.
아베스타
아베스타는 문자가 생길 때까지 긴 세월 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오다가 기원전 7세기경 아베스타어라 불리는 고대 페르시아어로 문자화되었다. 아베스타어로 쓰인 아베스타 경전과 고대 산스크리트어 쓰인 베다 경전은 뿌리가 같은 인도이란계 언어로 사투리 정도의 차이만 있어 서로 두 경전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유럽의 동양학 학자들과 베다학자들은 베다를 연구하면서 아베스타를 해독한다. 그 뒤 기원전 4세기부터 아베스타는 중기 페르시아 일상어인 팔레비어로 쓰였는데, 기원전 334년 알렉산드로스대왕이 페르시아를 정복했을 때 아베스타 경전을 모두 불태웠다고 한다. 그래서 남아있는 아베스타는 사산왕조 초기인 서기 3세기에 옛날 단편들을 모은 21권의 책이다. 그 가운데 현재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벤디다드’ 뿐이고, 다른 20권은 단편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베스타는 5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교적 핵심을 이루는 ‘야스나’는 주로 조로아스터에 대한 찬송과 더불어 아후라 마즈다와 천사, 불, 물, 지구에 경의를 표하는 기도와 찬송으로 구성되어 있다. 둘째, ‘비수프라드’는 야스나의 보조서로 영적 지도자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셋째, ‘쿠르다 아베스타’는 ‘작은 아베스타’로 불리는 기도서로 신자들을 위한 기도문과 축복문이다. 넷째, ‘야슈츠’는 여러 천사와 영웅에게 바치는 21편의 찬송으로 풍부한 신화를 담고 있다. 다섯째, ‘벤디다드’는 조로아스터교 의식법과 민법으로 창조와 최초의 인간 이마 Yima 이야기, 그리고 인간이 지켜야 할 도덕과 윤리 등이 기록되어 있다. 아베스타의 많은 부분, 특히 벤디다드가 구약성경의 첫 5권인 모세오경과 일치한다는 것을 세계에 알린 것은 유럽의 학자들이었다. 이 사실이 조로아스터교도들의 일방적 주장이라 해도 아베스타의 내용을 볼 때 유대교와 기독교는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불어 탈무드와 꾸란 역시 아베스타에 기인한다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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